오래된 선풍기를 쓰다 보면 돌아갈 때 덜덜덜 소리가 나기도 하고, 목이 꺾여 고개가 제대로 서 있지 않기도 하고, 바람 세기가 너무 약해서 시원하지 않기도 하지요. 고치기도 귀찮고 새로 사기에는 돈이 아까워서 그냥 불편함을 참고 사용하기도 하는데요. 다른 문제들보다도 바람이 약하다면 선풍기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자리만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되어 버립니다.
저희 집에도 10년 넘게 쓰다 보니 풍속이 너무도 약해져서 강풍으로 해 놓아도 켠 건지 창 밖 바람이 들어오는 건지 모를 정도인 선풍기가 있었는데요. 작년에 지인 분의 팁으로 싸고 손쉽게 고쳐서 다시 새 것처럼 시원한 바람을 내뿜는 선풍기로 탈바꿈시켰답니다.
이제 6월이라 점점 더워지려 하기에 오늘 작년에 고친 선풍기를 꺼내고 돌려 보니 아무 문제없이 쌩쌩 잘 돌아가더라고요. 그래서 작년에 수리했던 경험을 공유해보려 합니다.
오래되어 바람이 약해진 선풍기 수리하는 방법
날개 회전이 느려 바람이 약해진 선풍기는 부품 중 하나인 콘덴서를 바꿔주는 것으로 고칠 수 있습니다. 선풍기의 콘덴서가 모터를 기동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것을 바꾸면 모터가 잘 돌아가 날개가 세게 회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.
새로운 콘덴서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용하고 있는 선풍기의 뒷면 덮개를 열어 콘덴서의 용량을 확인해야 합니다. (반드시 선풍기 코드를 뽑고 나서 하는 것 잊지 마세요.)
나사 부위가 고무로 막혀 있다면 먼저 뽑아 준 뒤(저는 뽑기가 좀 힘들더라고요.) 드라이버로 나사를 풀고 뚜껑을 엽니다. 목이 긴 제품의 경우에는 사진처럼 눌러서 회전을 조절하는 버튼을 위로 잡아당긴 후 한 번 더 세게 당겨 빼내야 덮개를 열 수 있습니다.
덮개를 벗기면 보이는 네모 모양의 까만 것이 콘덴서로, 용량은 ㎌ 앞의 숫자로 확인 가능합니다. ㎌는 마이크로패럿(microfarad)이라고 읽는데요. 전기용량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어입니다. 이 용량이 같은 것으로 구입하면 됩니다. 콘덴서에 적혀 있는 다른 숫자들은 기존의 것과 달라도 상관이 없다고 하네요.
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는데, 배송비는 들지만 개당 가격이 2천 원 이하로 매우 저렴했습니다.
상품 설명을 보니 용량이 같거나 약간 큰 것을 사용해도 된다고 하는데요. 그래서 1.0㎌이었던 것에 1.2㎌을 달았더니 1단에도 너무 세게 돌아가서 밤에 틀어놓기 추웠습니다. 되도록 같은 용량을 구입하여 달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.
원래 달려 있던 콘덴서를, 연결된 선들을 잘라 제거하고(자를 때는 콘덴서에 가깝게 잘라서 선풍기에 연결되어 남아있는 선의 길이가 길게 남도록 합니다. 이 선을 다시 새로운 콘덴서와 연결시켜야 하니까요.) 필요하다면, 남아 있는 선들의 피복을 조금 벗겨냅니다.
새로운 콘덴서의 양 끝 고리 부분에 극 상관없이 감아서 연결해 줍니다. 연결한 부위는 납땜하면 깔끔하고 좋은데요, 저처럼 전기 절연테이프로 잘 감아주어도 괜찮습니다.
마지막으로 내부를 정리한 후 덮개를 다시 조립하면 끝입니다. 미풍을 틀어도 시원한 바람이 나오네요.
이렇게 작년 여름에 콘덴서를 바꿔줌으로써 2009년에 사서 방에서 쓰던 것 한 대, 2010년에 산 스탠드형 한 대, 구입한 지 30년도 더 된 골동품 한 대 총 3대의 선풍기를 간단하게 고쳐서 지금까지 잘 쓰고 있습니다.
바람이 약해져서 답답한 선풍기를 갖고 있다면, 그래서 새 제품을 살까 고민하고 있다면 저렴하고 손쉽게 직접 고쳐보는 것은 어떨까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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